대장암 수술이 끝나고 드디어 들어간 항암치료.
수술은 물리적인 거라서 수술받고 좀 아팠지만 점차 나아지고 한 달쯤 뒤부터는 거의 아픔도 사라졌다.
대장암 진단받았을 때부터 제발 1기이길 엄청 바랐던 이유 중 하나는 항암치료 때문이었다.
수술은 지나가는 거지만 항암은... 너무 힘들다는데 ㅠㅠ 우리는 항암 치료가 정말 두려웠다.
신랑은 10월 27일 수술받고, 항암치료는 한 달 정도 지난 11월 21일부터 시작했다.
일주일 전 11월 13일 수술 후 첫 외래진료를 봤고, 그때 대장항문외과 들려서 교수님과 이야기 나눈 후 혈액종양내과로 가서 항암 일정을 잡았다.
처음 안내받은 항암치료 안내이다.
젤로다 1800mg 복용으로 안내되어 있고, 지금도 변함없이 젤로다 1800mg씩 복용하고 있다.
처음 병원에 도착하면 일단 피를 뽑고 기다린다. 기다림의 연속.
그리고 혈액종양내과로 가서 교수님 진료를 본다. 피검사 후 진료를 봐야 해서 피검사 후 2시간 뒤 예약이 되어있다.
항상 느끼는 것. 암병동에 사람이 참 많다.
혈액종양내과에서 교수님을 만난 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다음예약을 잡고 이제 항암 주사 예약을 하러 간다.
예약하면 대략 2시간을 기다려야 된다. 그래서 우리는 빠른 진행을 위해 ㅋㅋ
일단 혈액종양내과 진료받자마자 다음예약 잡고 바로 통원치료센터 가서 항암치료예약을 함.
그리고 본관 1층 외래약국 가서 원내약을 받는다. 이 약은 항암주사 맞기 한 시간 전쯤 먹는다.
그리고 병원 밖 약국으로 가서 처방받은 젤로다와 맥페란을 받아옴. 그리고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다시 통원치료센터로 오면 대략 30분 정도 안에 우리 차례가 온다. 우리 차례가 오면 항암 주사를 맞고 복귀!
일단 병원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보통 9시쯤 채혈 후 11시 쯤 진료를 받고, 사이에 밥도 먹고 약도 타고 돌아다니다가 1시쯤 항암주사를 맞는 듯하다.
항암주사는 2시간 ~ 2시간 반 정도 맞기 때문에 대략 3시 반쯤 주사 완료. 그렇게 집으로 복귀한다.
신랑은 1차부터 지금 4차까지 항암치료를 받았다.
모두 옥살리플라틴 정맥주사를 맞았고, 젤로다 1800mg을 복용하고 있다.
케모포트 삽입? 후 입원해서 받 항암 치료도 있는 듯한데 우리는 수액 맞듯이 당일에 가서 팔에 정맥주사를 맞는다.
항암치료는 3주 간격으로 진행되는데
첫날 가서 옥살리플라틴 정맥주사 맞고, 그날 밤부터 젤로다 복용 시작.
젤로다는 아침, 저녁 2번 먹는다. 그렇게 2주 동안 젤로다를 먹고 1주일은 휴약기. 휴약기 후 다시 항암 시작.
항암치료가 두려웠던 이유인 항암 부작용들을 1~4차를 겪어 보며 한번 기록해 보려고 한다.
신랑은 30대 후반 젊은 암환자이다. 나이에 따라, 환자 상황에 따라 아마 부작용은 다를 것이다.
◆ 1차 항암치료 후 부작용
- 주사 맞은 당일 : 무언가를 먹을 때 턱의 뻐근한 통증이 옴. 신랑 말로는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침샘이 돌면, 양 쪽 턱에 뭔가 뻐근한 통증이 온다고 했다. 그리고 손, 발 끝이 뭔가 저릿저릿하다고 함. 첫날은 이것 말고는 특별한 부작용을 호소하진 않았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고 평소와 비슷함.
- 주사 맞은 둘째 날 : 첫날부터 계속 턱 통증이 있음, 첫날과 거의 비슷한 컨디션.
- 주사 맞은 셋째 날 : 첫날, 둘째 날 보다 저하된 컨디션. 속이 좀 울렁거리기 시작함. 울렁거려서 입맛이 없는지 먹는 걸 조금씩 힘들어함. 그래서 울렁거릴 때 먹으라고 처방받은 맥페란 정을 복용했다. 맥페란을 복용하니 울렁거림이 조금 나아짐.
- 주사 맞은 넷째 ~다섯 째 날 : 증상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됐는데 맥페란 복용하면서 배가 꿀렁대기 시작. 부작용 중 하나인 설사가 시작됨. 다음날까지 엄청나게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림.
- 주사 맞은 여섯째 날 : 도저히 안 되겠어서 아침에 집 근처 병원 가서 진료받고 지사제 처방받아옴. 지사제 먹고 나서 나아짐. 설사가 멎으면서 다른 증상들도 완화되기 시작.
- 주사맞은 일곱째 날 ~ : 점점 올라가는 컨디션. 거의 보통과 비슷하나 약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손, 발 저리고 시린 증상은 거의 남아있다. 손, 발 피부가 조금씩 벗겨짐.
- 휴약기 : 정말 살아남. 휴약기 전 1주일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휴약기에 다 돌아오고 신나게 지내는데 다시 항암주사 맞을 생각에 시무룩.
내가 기억하고 있는 1차 항암치료 후 부작용이다.
1차라서 나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신랑의 1차 때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설사였다.
우리는 맥페란을 먹은 뒤 이 증상이 시작돼서 아마 맥페란의 부작용일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신랑말로는 이것만 아니면 딴 건 다 그냥 참을만하다고 할 정도. 수술 후 이렇게 화장실을 자주 간 것도 처음이었다.
걱정돼서 2차 외래진료 볼 때 혈액종양내과 교수님께 여쭤봤는데 맥페란의 부작용은 아니라고 하셨다. 아마 그냥 항암 부작용인 듯.
그리고 2차는 1차랑 거의 비슷한 증상이었다. 무서워서 2차 때는 울렁거려도 좀 참고 맥페란을 안 먹음. 다행히 설사 증상은 없었고, 1차 때 있었던 부작용과 비슷하게 지나감. 그런데 턱 쪽 뻐근한 통증이 좀 오래갔다.
보통 주사 맞은 첫날부터 3~4일 차까지 컨디션과 부작용이 최악으로 떨어지고 5일 차부터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걸로 보인다.
3차는 손, 발 피부가 더 많이 벗겨졌다. 울렁거림과 턱통증, 손발 저리고 시린 증상 등이 지난 회차 때처럼 첫날부터 3~4일 차까지 점점 심하게 나타나고 컨디션이 바닥을 찍음. 신기하게 5일 차부터 조금씩 회복이 된다. 맥페란 1번 먹음. 설사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턱 통증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손, 발 저림과 시림이 거의 계속된다. 울렁거림은 첫 일주일 지나면 거의 사라지는 듯. 첫 일주일까지는 좀 입맛 없어하는데 그 후부터는 잘 먹는다.
보통 차수가 누적되면서 부작용이 더 심해진다고 한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점점 누적되는 것이 느껴진다. 제일 심한 건 손끝, 발바닥 피부가 벗겨지는 것, 그리고 요즘 겨울이라 춥기 때문에 손, 발 저리고 시린 통증이 제일 힘든 것 같다.
그래도 대체로 첫 일주일이 지나면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고 잘 먹는다. 다행이다.
지금 4차 진행 중이고 항암주사 맞은 지 1주일 정도 지났다.
이번에도 첫 4일이 제일 힘들었고 컨디션이 떨어졌지만 5일 차부터 회복되어 지금은 좀 괜찮은 상태이다. 울렁거림이 차수가 지날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이번에는 맥페란을 4회 정도 먹었다. 종종 설사와 변비 증상이 한 번씩 지나가긴 하는데 심각하진 않다. 입맛이 완전 돌아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먹음.
아마 주사를 맞고 주사의 영향이 남아있는 4일 정도가 제일 힘든 것 같다. 경구약은 그래도 잘 맞는 것 같아 다행이다.
총 8차 항암치료 예정 중 이제 절반 왔다.
다음 주에는 CT 예약이 되어있다. 원래 절반정도 진행 후 CT를 찍는 건가?
그래도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 진행되어 와서 다행이다. 우리는 신랑이 항암 주사 맞고 일주일은 집에서 잔잔하게 보내고 그 이후는 조금씩 돌아다니는 편이다. 아무래도 아기들이 있어 주말 하루정도는 나가서 시간을 보낸다. 항암 치료 중이지만 크게 아프거나 힘이 없지 않고 사회생활도 잘 하고 있다. 매일매일이 다행이다.
그래도 항암치료 시작하고 나서 힘도 많이 없고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걸 보면 얼른 항암치료가 끝났으면 좋겠다.
무사히 8차까지 마치고, 건강하게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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